올 시즌 돈과 명예 모두 거머쥔 '아이언맨' 임성재

입력 2022-08-29 18:09   수정 2022-09-28 00:01

29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1~2022시즌 동안 ‘아이언맨’ 임성재는 명실상부한 ‘PGA 톱랭커’로 올라섰다. 상금(1231만달러·약 166억원)으로 보나, 명성(‘별 중의 별’만 출전할 수 있는 PGA 최종전 준우승)으로 보나,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선수로 성장해서다.

골프업계에선 임성재의 나이(24)를 감안할 때 최경주가 세운 ‘PGA 한국인 상금왕’과 ‘PGA 한국인 최다승’ 타이틀도 머지않아 접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성재, 데뷔 4년 만에 400억원 벌어
임성재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734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75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20언더파 264타로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에게 1타 모자란 공동 2위를 기록했다. 그의 이름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6·미국)와 나란히 준우승자 명단에 올랐다. 이전까지 페덱스컵 최종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아시아 선수는 2007년 5위를 차지한 최경주(52)였다. 임성재는 “솔직히 5등도 잘한 거라 생각했었다”며 기뻐했다.

임성재는 준우승으로 보너스 575만달러(약 77억원)를 받았다. 여기에 정규시즌 종료 시점으로 페덱스컵 랭킹 10위 내 선수에게 주는 ‘컴캐스트 비즈니스 투어 톱10 보너스’ 100만달러, PGA투어 상금 556만달러를 포함해 올 시즌에만 1231만달러를 거머쥐게 됐다.

2018~2019시즌에 PGA투어에 데뷔한 그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상금은 2646만달러(약 357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124개 대회에 나선 만큼 출전할 때마다 2억8812만원씩 가져간 셈이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스폰서 후원금 및 인센티브 등을 포함하면 임성재가 프로 데뷔 후 벌어들인 수익은 400여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임성재의 통산 상금은 1694만달러(PGA 전체 109위)로 최경주(3280만달러·31위)에 이어 한국 선수 역대 2위에 올라있다. 그는 지난해 최경주와 위창수(50), 김시우(27)에 이어 네 번째로 ‘1000만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한 골프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현재 기세라면 통산 상금 순위에서 최경주를 쉽게 넘을 수 있을 것”이라며 “최경주의 PGA 8회 우승 기록도 머지않아 깰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임성재의 PGA 우승 횟수는 2회다.
아이언맨의 최강 무기는 아이언샷
임성재를 PGA 강자로 올려세운 무기는 아이언샷이다. 그의 별명이 ‘아이언맨’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많은 대회에 출전하는 강철 체력도 이런 별명을 갖는 데 한몫했다. 몇몇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임성재의 올해 평균 드라이브는 비거리 71위(303.7야드)에 그쳤지만, 그린 적중률은 9위(70.83%)에 올라있다. 그린 주변 샷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그린 주변 이득타수(SG:around-the-green)에서도 12위(0.383타)다.

스윙 코치를 맡고 있는 최현 코치는 “(임)성재는 아이언샷을 잘 치는 데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고 있다”며 “스윙 궤도의 일관성이 PGA투어 전체를 통틀어서도 정상급이며, 골반을 이용한 ‘몸통 스윙’을 잘한다. 또 타깃 위치를 향해 정확하게 서는 ‘얼라인먼트’ 능력이 타고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결은 높은 탄도다. 최 코치는 “성재의 아이언샷 탄도는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훨씬 높다”며 “공이 높게 뜨니 세우기도 쉽다. 이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아이언 거리가 한 클럽 정도 덜 나가지만, 홀이 아이언샷 사정권에 들어오면 핀이 어디에 꽂혀도 붙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투어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한 이경훈(31)은 최종합계 1언더파 279타를 적어내며 27위로 대회를 마쳤다. 30명(1명 기권)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최하위 성적을 거뒀음에도 53만달러의 적지 않은 보너스를 챙기게 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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